본문 바로가기
💭 회고

[강의] 듣똑라 글쓰기 레이스 과제 아카이빙 및 TMI 대방출

by Maurice 2023. 12. 30.

들어가며

자기소개서(구직용이 아닌 정말 자기소개 에세이)를 제출할 일이 있어서 냈는데, 돌아오는 평가는 글을 손에 꼽을 정도로 못쓴다는 소리였다. 또한 나 자신을 모르는 사람은 서비스 기획 및 타 서비스를 벤치마킹도 잘 해내지 못할거라는 의견을 들었다. 심한 피드백에 많이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중앙일보 듣똑라 팀에서 진행하는 '시작은 글쓰기 2기' 레이스에 참여했다. 마침 참가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잘 되었다. 한 사람에게 받은 평가에 휘둘리기 보다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평가를 하는지 확인하고, 글을 쓰는 방식을 배워보는 기회로 삼으면 좋겠다 싶었다. 스터디에서 제출했던 자기소개 내용에 썼던 글감을 발전시키자고 마음 먹으며 레이스에 참가했다.


목차

👀 글쓰기 레이스란?
👀 1주차: 셀프 인터뷰로 글감 찾기
👀 2주차: 스토리텔링 개요 짜기
👀 3주차: 한 편 완성하기 / 4주차: 퇴고
👀 레이스를 통해 얻은 것
👀 내가 최악의 평가를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글쓰기 레이스란?

[출처] 듣똑라 시작은 글쓰기 2기

글쓰기 레이스는 중앙일보의 듣다 보면 똑똑해지는 라이프(듣똑라)에서 진행하는 레이스로, 글을 처음 쓰거나 경험이 적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글감을 찾고 스토리텔링 방식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레이스였다.
 
레이스는 4주간 주제에 맞는 영상을 시청하고 주어지는 과제를 제출하는 형식이다. 글쓰기 과제라고 해서 학창시절 썼던 논술 과제처럼 거창한 것은 아니다. 레이스 동안 한 개의 글을 완성하도록 커리큘럼이 구성되어 있어서 부담이 없었다.


1주차: 셀프 인터뷰로 글감 찾기

15개의 질문 중, 3가지를 선택해서 대답하면 되는 과제였다. 완벽한 글을 쓰는게 목적이 아니므로,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적으면 되었다. 나는 총 3가지 질문을 골라서 작성했고 아래와 같은 피드백을 받았다. 

세 편의 이야기에서 모두 ‘긍정의 힘’이 느껴졌어요. 그것이 근거없는 긍정이 아니라, 깊은 사유와 실제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긍정이라서 더 좋았어요. 특히 화가 뭉크하면 모두 <절규>를 떠올리는데, 정 반대로 밝은 에너지가 전해지는 <태양>이라는 그림을 실감나게 소개해 주셔서 인상적이었어요. 뭉크도 그렇지만, 커리어를 찾는 과정이나, 락페스티벌을 좋아하게 된 과정에도 ‘반전’ 구성이 있어서, 몰입해서 읽게 됩니다. 긴 글도 기대하겠습니다! 

 
 
질문 1.
당신의 자부심은 무엇인가요? 왜 그것에 자부심을 느끼나요? 자부심을 갖게 된 과정을 들려주세요.

더보기

결국 옳은 방향으로 꾸준히 나아가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대학생 졸업 후 저는 3년간의 공백을 두고 제 적성에 대해 고민하며 늦은 나이에 첫 취직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1년의 공백기를 가지고 직무를 한 번 더 바꾼 경험이 있어요. 그래서 주위에 비해 연차도 늦고, 연봉도 낮은 편입니다. 올해 초 참여한 네트워킹 파티에서 왜 이 직무로 일하는지 이야기를 하는데, 저는 ‘어떠한 무언가를 깊이 이해하고, 이를 관통하는 한 가지 문장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어서 오랜 기간 고민했다는 것을 불현듯 깨달았어요. 대학생활부터 첫 취직까지 약 8년동안 저는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명확히 정의하지 못한 채로 직감적으로 판단하며 선택을 하고 이력서를 냈어요. 스스로 왜 이 일을 하고 싶은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막연함과 막막함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지금에 와서 제가 왜 이 일을 하고 싶은지 명확히 정의할 수 있게 되고나서 과거를 돌이켜보니, 결국 한 가지 목표를 위해 다양한 경험을 했더라구요. 이 경험은 제 스스로 저를 믿게 되는 자부심이 되었고, 현재는 저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어 커리어를 재밌게 그려 나가고 있습니다.

 

질문 2.
요즘 당신에게 영향을 준 책이나 영화, 드라마, 혹은 예술작품은? 왜 그 작품이 인상적이었나요? 그 작품에서 영향을 받고 바뀐 것이 있나요?

더보기

뭉크의 태양이라는 그림인데, 네덜란드의 오슬로 대학에 그려져있는 작품입니다. 절규로 유명한 뭉크가 본인의 우울증을 이겨내고 그린 그림입니다.

태양이 떠오르는 순간을 강렬한 색채로 그린 작품인데요. 이 그림을 처음 봤을 때는 뭉크의 작품이라고 생각을 못할 정도로 밝고 강렬한 긍정의 기운을 느꼈습니다. 작품을 보면 정말 긍정이란 단어를 형상화하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밝고 힘찬 이미지인데요. 저는 그 작품에서 절규를 그릴만큼 우울증으로 고생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찬미하는 뭉크를 떠올릴 수 있었어요.

저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결국 언젠가는 좋은 일이 있을거라고 막연히 생각하면서 사는데, 사실 이 생각을 밖으로 꺼냈을 때 지지를 받은 적이 별로 없었거든요. 근데 태양이란 작품을 통해서 뭉크가 제 생각을 지지해주는 느낌을 받았어요. 물론 이 생각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흔들릴 때도 있지만, 다시금 긍정 마인드를 장착하는데 힘을 받고 있습니다.

 
질문 3.
당신이 '아무튼' 시리즈를 쓴다면? 왜 그 주제로 쓰고 싶은지? 그것을 좋아하면서 무엇이 변했는지?

더보기

아무튼 락페스티벌!

락페스티벌은 작년부터 꾸준히 다니고 있습니다. 작년에 처음 락페스티벌을 다녀온 이후로 그렇게 싫어하던 여름을 손꼽아 기다리게 되었어요. 7월부터 9월까지 다양한 페스티벌을 다니는데, 한여름 땡볕에서 하루종일 스탠딩 뛰면 정말 힘들거든요. 근데 그만큼 중독적입니다.

락페스티벌을 좋아하게 된 이유는 락페만의 자유로움인데요. 누가 옆에서 춤을 추든 뭘하든 서로 각자 즐기기 바빠 서로 신경을 쓰지 않는 것에서 오는 자유로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페스티벌보다 연령대가 다양한 것도 락페스티벌만의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한 몫을 하는 것 같습니다. 말로는 설명하기 어렵지만, EDM이나 재즈 페스티벌 등 다른 음악 페스티벌과는 또 다른 분위기와 매력이 있습니다.

저는 처음 락페스티벌에 참여했을 때, 모르는 아티스트와 노래였지만 함께 즐기는 현장 분위기에 동화되어서 즐겼던 경험이 기억에 남습니다. 처음에는 ‘엥 뭐지?’ 싶은 것도 편견을 내려놓고 즐기다보면 모르던 제 취향을 발견할 수 있더라구요. 아무튼 이제는 힘들어서 돗자리에 뻗어있다가도 비트가 맘에 든다 싶으면 말벌 아저씨처럼 스탠딩 뛰어나가는 경험으로 다른 계절을 버팁니다. 지금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니 락페스티벌을 다니면서 더욱 현장이 주는 매력에 빠진 것 같습니다. 야외에서 라이브 무대가 주는 울림이 직캠과는 정말 다르고, 같은 노래의 라이브여도 매번 감동이 다르거든요. 온라인보다는 내가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현실(오프라인)이 더욱 중시하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2주차: 스토리텔링 개요 짜기

앞으로 글을 쓸 주제를 1주차에서 쓴 3가지 내용 중 하나를 선택한다. 그리고 글의 중심이 될 핵심문장을 선택하고 글의 구성을 갖추는 주차였다.
 
과제를 하면서 핵심 문장을 찾는 것이 어려웠다. 블로그의 다른 포스팅에 적은 적이 있지만, 내가 선택한 글감은 약 10년간의 진로에 대한 고민과 방황, 그에 따른 경험이 뒤섞인 것이었다. 그러다보니 한 문장으로 정리하기 힘들었고 어떤 에피소드로 내용을 채워야 할지 고민스러웠다.
 
1주차에서 쓴 내용을 돌아보니 "결국 옳은 방향으로 꾸준히 나아가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는 내용이 눈에 띄었다. 과연 나에 대한 자부심은 어디 올까? 고민 끝에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최선을 다해 해왔던 것'이 내 자부심의 원천이자 내가 문제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늘 해결책으로 삼는 문장이라는게 생각났다. 해당 문장을 핵심 문장이자 가제로 삼으니 에피소드를 추릴 수 있었다. 이번 과제는 핵심문장을 인생의 길잡이로 정한 시점과 그 에피소드로 한 단락, 핵심문장을 바탕으로 진로문제를 바라봤던 경험과 현재에 핵심문장을 바라보는 소감으로 구성했다.

더보기

[핵심 문장]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거 하자.

[처음] 딸아 돈으로 해결이 안되는 문제가 진짜 문제야.

알바로 돈을 모아 베트남에서 한 달 살기를 하던 중, 여행지에서 가지고 있던 모든 돈을 잃어버려서 펑펑 울면서 보이스톡을 한 나에게 엄마가 해준 말.

돈으로 해결되는 문제면 다 방법이 있는거니까 그런걸로 울지말고 해결 방법을 찾으라고 하셨다. 이 말을 들으니까 돈은 ATM기에서 뽑으면 되는 것이었고, 예상치 못한 문제가 일어난 것에 대한 당황스러움과 잃어버린 돈이 아까워서 울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 경험 이후로 상황과 감정에 대해 분리하여 심플하게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해결방법 있으면 왜 걱정해? 그거 하면 되니까 더이상 문제가 아니지. 해결방법 없으면?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왜 걱정해? 할 수 있는 거나 하자는 식이다.

 

[중간]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

한달 살기를 끝낸 후, 나에게는 진로와 졸업 후 긴 공백기라는 문제가 남아있었다. 둘은 같은 문제 선상이었으므로 어떤 것을 해결할 수 있는지 고민했다. 진로는 당장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였지만 경력의 공백이 길어지는 것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판단했다. 일단 어디든 취직하자고 결정했다.

취직 후 일을 해보니 나에 대해 조금 더 알 수 있었는데, 내가 일의 주체로서 일해야 내가 행복할 거라는 것이었다. 첫 회사에서 퇴사 후, 그동안 파악한 내 성향을 바탕으로 직무를 바꾸기로 결정했다. 회사 다닐 때는 이직 준비를 게을리 했었는데, 오히려 좋아. 결국 1년 간의 공부 끝에 직무 전환에 성공하며 남아있던 진로문제까지 해결했다.

 

[끝]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지만 나는 내가 해야할 일을 알아.

여전히 일을 하거나 인간관계, 혹은 예상치 못한 상황 등 다양한 문제를 맞닥뜨리지만, 이제는 내가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아니까 무섭지 않다. 당장 해결되지 않는 문제일지라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면 언젠가 결국에는 해결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3주차: 한 편 완성하기 / 4주차: 퇴고

이번에는 2주차에서 작성한 개요를 바탕으로 진짜 에세이를 한 편 작성하는 일이었다. 개요에 조금 더 살을 붙여서 생생함을 더하고, 더욱 적절한 내용으로 에피소드를 교체했다. 다만 개요 작성 때도 그렇고 제목과 마지막 문단이 부실한 것 같다. 솔직한 생각을 적은 것이라 과장되거나 축소한 것은 없지만 왜인지 모르게 아쉽다.
 
최종 에세이라 3주차 과제에는 아래와 같은 피드백이 달렸다.

모리스님은 자신을 진솔하게 살피고, 자신의 감정을 잘 아껴주는 분인 것 같아요. 글에서 잘 느껴졌어요. 한 문장, 한 문장에 모리스님만의 강렬한 감정이 충실하게 담겨 있어서 이입하며 읽을 수 있었습니다. 엉엉 울다가 눈물이 쏙 들어가는 다채로운 모습이 활기차고 감성도 풍부해 보여요:) 또 동시에 모리스님은 자신을 믿고 기다려줄 줄 아는 멋진 어른이신 것 같아요. 자신의 페이스에 맞게 걸어가는 인생에 대한 글이라고 느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더보기

[ 그냥 최선을 다해 힘들어하기 ]

직무 네트워킹 파티에서 누가 나한테 물어봤다. "왜 기획일을 하게 되었어요?"

내가 대답한다. "본질에 대해 탐구하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어떤 프로덕트든 그 본질을 탐구하면 간단하게 한 두 문장으로 정리될 만큼 심플하잖아요? 저는 모든 것을 관통하는 핵심 문장을 발굴하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23년 쌀쌀한 초봄의 4월, 어둠이 짙게 깔린 강남 한복판의 루프톱에서 그렇게 갑자기 구슬이 꿰맞추어졌다.

 

갑자기 웬 구슬이냐 싶겠지만, 내 머리속에 널부러져있던 경험들이 하나로 정렬되는 순간이었다. 20대 때부터 이 말을 뱉기 직전까지, 나는 나에 대해 정말 하나도 몰랐다. 단지 나는 무언가를 결정할 때, 내가 원하는 건지 아닌지만을 간신히 직감에 의해 구별할 수 있는 상태로 살았다. 누군가가 나에게 어떤 직장에서 일하고 싶냐고 하면 ‘워라밸이 최고죠~’라며 웃으며 분위기만 맞추는 지경이었다.

크게 내색은 안했지만 20대부터 지금까지 스스로를 언어로 명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자신이 한심했다. 심지어는 무엇을 왜 좋아하는지, 어떤 것을 잘하는지 등 나에 대한 간단한 질문에도 쉽게 대답하지 못하고 생각만 많아지곤 했다. 이것은 내 스스로를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꽤 심각한 문제였다.

 

이런 고민은 대학졸업 후에도 이어졌다. 졸업 후,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회사에 취직하고 싶었던 나는 시장조사를 핑계로 도망치듯 떠났다. 한 달 동안 혼자서 베트남 구석구석 여행이나 하지 싶었다. 그러던 도중 이름도 낯선 소도시에서 수중의 모든 돈을 잃어버렸다. 호텔과 소통이 안 된다는 답답함과 베이스캠프인 호찌민으로 돌아갈 여비가 없다는 걱정에 엉엉 울면서 엄마에게 보이스톡을 했다. 내 울음 섞인 하소연을 들은 엄마는 쭉 듣더니 웃으면서 한마디 했다. "엄마는 네가 다 컸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어리긴 한가 보다. (ㅋㅋㅋ) 도대체 뭐가 문제니? 돈은 뽑으면 되잖아?"

갑자기 눈물이 쏙 들어갔다. "엥… 그러네? 내가 지금 우는 건 당황스러움과 억울함 때문인가 봐." 감정을 그대로 인정하고, 감정과 상황을 분리하니 문제는 심플해졌다. 안도감에 웃음만 나왔다.

 

이후 베트남에서 돌아왔어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나는 여전히 나에 대해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여비를 잃어버린 대가로 감정과 상황을 분리하여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배웠기 때문에 이번에는 뭔가 뾰족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특별한 방법을 찾지 못했다. 대신에 나는 이 문제가 하루아침에 해결할 문제가 아니란 것을 인정했다. 동시에 해결될 때까지 최선을 다해 힘들어하기로 했다. 사춘기 때 부모님 속을 안 썩였다고 하더니. 속을 안썩인게 사실은 그 당시 나에 대한 고민을 덜 했기 때문이라는 태평한 생각을 하면서, 남들은 사춘기 때 고민하는 진로에 대해 그때 고민하지 못한 이자까지 쳐서 빡세게 고민하면서 충분히 힘들어하겠다고.

 

물론 당시에는 이게 30대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지만, 결국 올해 4월 직무 네트워킹 파티에서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에 대해 대답할 수 있었다. 처음 입을 떼는 것이 어려웠지 그 다음부터는 모든게 명확해졌다. ‘아, 10년 동안 찾았던 말이 이것이었구나. 20대의 모든 고민과 경험이 이 말을 하기 위한 것이었나.’라는 짧은 감상이 머릿속에서 스쳐 지나갔다. 동시에 파편화되어 머릿속에 산재되어있던 모든 경험의 이유와 목적이 확실해졌다. 그간의 경험이 헛되지 않았고, 늘 옳은 선택을 해왔다는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

 

이후 나에게는 알 수 없는 믿음이 생겼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다 보면 언젠가 내가 원하는 길을 열어줄 거라는 믿음. 과연 40대에도 이 믿음을 유지할 수 있을까? 그 물음에 답을 찾아보려고 지금 마주한 고민에도 최선을 다해 마주하고 있다.

여담이지만 1주차 레이서, 베스트 레이서로 선택된 것도 너무 좋았다! 🙌
듣똑라 레이스는 과제를 제출한 사람들 중에서 일부를 매주 레이서로 선정한다. 1주차 레이서 선정된 것도 기뻤는데, 최종 베스트 레이서로 결정되다니 두배로 기뻤다. 선정 당시 유럽 여행 중이라 문자를 뒤늦게 확인해서 회신 마감일보다 늦게 메일을 송부했는데도 기념품을 보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안그래도 핀뱃지를 모으는 취미가 있어서 정말 나에게 딱 맞는 기념품이었다.

베스트 레이서 기념품

레이스를 통해 얻은 것

1. 글쓰기 힘을 얻은 것
다수의 피드백을 통해 내가 쓴 글을 통해 내가 삶을 바라보는 방식이 잘 전달된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어서 좋았다. 레이스에 참여하기 전까지는 그렇지 못하다고 생각했는데 큰 힘을 얻었다.
 
2. 과거를 각잡고 정리한 것
블로그에도 포스팅을 한 번 하기는 했는데, 그것은 떠오른 생각들이 휘발되지 않도록 적은 내용이라 정리가 되어 있기보다는 단순 서술에 가깝다. 레이스 참여하기 전에는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여겼으나, 레이스를 통해 더욱 생각을 정제할 수 있었다.
 
특히 과거 정리를 통해 나에 대해 더 세부적인 정리를 한 것도 기억에 남는다. 나는 세부적인 것을 먼저 구체적으로 파악하기보다는 큰 그림이나 맥락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을 중시하는 편이다. 맥락은 나에게 있어서 일종의 기계의 작동원리 같다고 해야 할까? 큰 맥락을 먼저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세부적인 것도 이해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너무 당연한 소리인가 싶은 생각도 한편으로는 들지만, 원래 가장 핵심 키워드나 문장은 써놓고보면 당연하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내가 최악의 평가를 받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마지막으로 서두에 언급했던 문제의 자기소개서가 왜 악평을 받았는지 분석해보고자 한다. 
 
1. 요구사항에 대한 관점의 차이
서두에 언급한 자기소개의 목적은 자개를 소개하기 위해 한 가지 토픽을 정해 글을 쓰는 것이었다. 나는 이 요구사항을 내 삶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설명하는 것도 한가지 토픽에 부합한다고 생각하고 제출했으나, 요구사항은 더 구체적인 토픽을 원한 것 같다는 것을 피드백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글을 쓸 때 가장 중요한 토픽에 대한 관점이 상이하여 벌어진 일이었다.
 
2. 요구사항 간과
아울러 자기소개에서는 주제를 명확히 적어 달라는 요청사항이 있었으나 이를 내가 잊어버렸다는 것이다. 이건 전적으로 내 실책이다. 안그래도 꽤나 장황한 내용을 다루는데, 제목조차 없어서 더욱 제대로 의도가 전달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레이스에서 했던 것처럼 제목을 적고, 문단마다 소제목을 붙이는 방식을 활용하면 좋았을 텐데, 왜 당연한 내용이 당시에는 생각이 안났을까 싶다.
 
3. 대충한 퇴고
올해 들어 계속 생각하던 내용이라 퇴고를 소홀히 했다.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것과 직접 글을 쓰면서 정리하는 것은 다른 것을 알지만, 이번에는 정말 오랫동안 반추한 내용이라 괜찮을 줄 알았다. 오만한 생각이었다.😅


기획이든 뭐든 요구사항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일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퇴고도 늘 시간을 가지고 해야 한다는 것도 말이다. 시간을 들인만큼 더 좋은 퀄리티가 나타나니까, 앞으로는 퇴고 시간을 충분히 가져보려고 한다.

'💭 회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업에 대해서: 대학생활 회고  (0) 2023.08.03
2.0 구축 프로젝트를 끝마치며  (0) 2023.06.19